앳되 보이면서 까무잡잡한 얼굴에 짧은 머리, 성큼성큼 팔자걸음. 얼핏보면 영락없는 중학생 골퍼 모습이다.

 

하지만 그녀가 골프채를 잡는 순간 탄성이 터진다. 168㎝의 키에서 뿜어져나오는 270야드가 넘는 드라이버 샷. 여자 선수들 중에서는 드물게 4~5번 롱아이언을 자유자재로 다루고 퍼팅도 정교하다.

 

바로 2일(한국시간)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청야니(21.아담스골프) 이야기다. 우승 퍼팅을 성공시킨 순간 그린 위에서 울음을 터뜨린 청야니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1900년 이후 남녀 선수를 통틀어 가장 어린 나이(21세 6개월)에 메이저대회에서 3승을 올린 선수로 기록됐다.

 

2008년 데뷔해 한국의 최나연과 신인왕 경쟁을 벌였던 청야니는 같은 해 메이저대회인 맥도널드 LPGA챔피언십을 제패하며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2년 뒤인 올 시즌 4월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 이어 이번에 브리티시여자오픈까지 우승하며 통산 거둔 4승 중 메이저에서만 3승을 거뒀다.

 

앞으로 US여자오픈만 차지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우승한 대회만을 놓고 보면 신지애보다 낫다. 신지애는 메이저대회로는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만 우승했다.

 

청야니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깜짝 스타'도 아니다.

 

1998년 박세리(33) 이후 10년만에 신인으로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안은 청야니는 이미 아마추어 시절부터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6살때 골프채를 잡은 청야니는 대만에서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아마추어 랭킹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아시아퍼시픽 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연속 우승했다.

 

2004년에는 당시 상종가를 달리던 미셸 위(20.나이키 골프)를 꺾고 미국여자아마추어퍼블릭링크스선수권에서 정상에 올랐다.

 

청야니에게는 별명이 있다. 바로 '대만의 박세리'. 청야니를 보면 과거 박세리의 루키시절과 너무 흡사하다. 아시아 선수로서 루키 시즌에 첫 우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했다는 공통점뿐만 아니라 두 선수 모두 어린 나이에 메이저 챔피언이 됐기 때문이다.

 

"박세리의 우승이 한국에 골프에 열풍을 일으킨 것처럼 조국 대만에서도 골프 열기가 달아오르길 바란다."

 

2008년 청야니가 신인으로 메이저대회인 맥도날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한 말이다. 1989년생인 청야니는 '대만의 세리키즈'인 셈이다.

 

그녀의 또다른 별명은 '니니 세븐틴(NiNi-17)'. 원래 친구들은 그녀를 '니니'라고 불렀지만 예전에 우승했던 대회에서 2위와 무려 17타나 차이가 나자 뒤에 '세븐틴'이 추가된 것이다.

 

청야니는 '골프 지존' 신지애와는 정반대의 골프 스타일이다.

 

지난해 270.1야드의 드라이버샷 거리가 올해는 263.4야드로 줄었지만 청야니는 여전히 LPGA 6위에 올라있고 버디는 총 42개를 잡으며 공동 11위, 이글은 '장타자' 브리타니 린시컴에 이어 2위(7개)다. 정교한 플레이를 못하는 것이 '장타자의 숙명'이라고 하지만 청야니는 평균 퍼트수도 1.77개로 공동 7위에 올라있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반면 신지애는 드라이버샷 거리는 234.5야드로 공동 133위에 올라있지만 정확도에서는 77.9%로 2위에 올라있는 '또박이 골퍼'다.

 

취미는 어떨까. 소년같은 이미지처럼 활동적인 운동들을 즐긴다.

 

"골프를 안 했으면 당구 선수가 됐을 것"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당구를 수준급으로 치고 탁구도 좋아한다.

 

지금은 또 다른 운동에 도전하고 있다. 바로 수영. 골프를 치지 않을 때는 그녀의 집에 새로 만든 풀장에서 수영 연습에 푹 빠져지낸다.

 

활발한 성격과 아마추어 시절부터 한국 선수들과 경쟁을 해 온터라 최나연(22.SK텔레콤), 김송희(22.하이트) 등과는 서로 생일파티에 초대할 정도로 막역한 사이다. 그렇다보니 한국 음식도 좋아한단다. 청야니는 가끔 한국식당을 찾을 정도로 한국 갈비 마니아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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