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정세영 기자 = "너무 억울하다. 속임수는 없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정일미(38)가 최근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불거져 나온 '속임수 논란'과 관련해 결백을 호소했다.

그는 또, 계속해서 이런 논란이 일 경우 블로그를 통해 루머를 퍼뜨린 LPGA 캐디를 상대로 미국 내에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정일미는 31일 뉴시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너무 억울해 많이 울었다. 개인적으로 한국선수들 중 최고참이고, 지난해 LPGA 선수이사를 지냈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골프규정이나, 매너에 있어 한 점 부끄럼이 없다고 자신한다. 볼이 바뀐 사실을 자진 신고해 실격처리를 받았는데 언론을 통해 루머가 계속 퍼지고 있어 너무 속상하다"고 입을 열었다.

정일미는 지난 27일 캐나다여자오픈 1라운드 도중 18번홀에서 세컨드샷을 할 때 동반플레이를 하던 안시현(25)과 볼이 바뀌었다.

둘은 각각 파로 라운드를 마친 후 스코어카드에 사인을 했는데, 사인 직후 볼이 바뀐 사실을 확인하고 대회본부로 찾아가 신고를 하고 실격처리됐다.

그런데 이에 LPGA의 캐디로 평소 블로그를 통해 한국선수 비방 등 각종 문제를 야기해 온 스미치가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블로그에서 "안시현이 18번홀 그린에서 공이 바뀐 사실을 알았으며, 정일미와 상의한 뒤 두 선수가 스코어링 텐트로 가 스코어카드에 사인했다. 안시현이 캐디에게 '너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고 협박하듯 말했다. 두 선수가 공모해 속임수를 쓴 것은 용서받기 힘든 행동이다. 벌금이나 출장정지가 아니라 영구제명 등의 중징계가 내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일미는 "안시현 프로의 캐디가 경험이 없었다. 둘 다 타이틀리스트 볼을 쓰는데 안시현은 1번, 나는 6번이었다. 전반에도 안시현 프로의 캐디가 몇 번 내 공을 안 프로의 볼로 오인하곤 했는데 18번홀에서 그 캐디가 내 볼을 기준으로 거리를 재고 안시현 프로가 플레이를 했다. 너무도 당연하게 조금 더 멀리 나가 있던 볼로 플레이를 하고 라운드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사인을 하고 난 후 자원봉사자에게 볼을 사인해 선물로 주려고 할 때 볼이 바뀐 것을 알았다. 그래서 안시현 프로에게 말해 자진 신고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안시현 프로와 상의해 속임수를 쓰려고 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내 캐디는 골프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볼이 바뀐 것을 알았지만 (정일미 프로에게)말하지 않았다. 이는 명백히 내 실수다. 정 프로는 스코어카드 사인 직후 볼이 바뀐 것을 알았고 내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다"라고 말했다.

정일미 프로의 매니저 송영군 씨에 따르면 의혹을 제기한 스미치는 블로그에 한국비하 글을 올리고, 줄곧 한국선수들을 비난하는 등, LPGA에서 유명한 트러블메이커라고 한다.

그는 이번 의혹 제기에서도 "한국 여자선수들의 규정 위반이 몇 년 전부터 계속돼왔다"고 주장했다.

송 씨는 "스미치는 현장에 없었고, 안시현 프로의 캐디로부터 얘기를 전해 듣고 실명까지 거론하며 문제를 확산시켰다. 안시현 프로가 사인 전에 공이 바뀐 것을 알았는지 확실히 모르겠다"면서 "하지만 안 프로의 영어가 유창하지 않다는 점에서 캐디에서 현장에서 볼이 바뀐 것을 모르는 척 하라고 주문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일미는 "오늘(31일) 변호사를 만나 대책을 논의했다. LPGA에도 이미 설명을 했고, 곧 커미셔너와 전화통화를 통해 다시 한번 황당한 의혹제기에 대해 설명을 할 것이다. 미국 현지에 정확한 확인을 하지 않고 블로그와 또 이를 인용한 몇몇 미국 언론의 보도만 보고 한국에서 기사화가 되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미국 언론보도도 잘 보면 스미치의 주장에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와 있다"고 말했다.

한편, LPGA 사무국은 이에 대해 안시현, 정일미, 해당 캐디 등을 상대로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다.

niner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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